2025.04.29 (화)

  • 맑음동두천 16.0℃
  • 맑음강릉 15.8℃
  • 맑음서울 16.7℃
  • 맑음대전 18.4℃
  • 맑음대구 21.8℃
  • 맑음울산 14.1℃
  • 맑음광주 19.0℃
  • 맑음부산 13.8℃
  • 맑음고창 15.2℃
  • 맑음제주 16.2℃
  • 맑음강화 11.7℃
  • 맑음보은 18.3℃
  • 맑음금산 17.8℃
  • 맑음강진군 17.6℃
  • 맑음경주시 16.1℃
  • 맑음거제 13.8℃
기상청 제공

사회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②] 오염처리수 논란의 불을 지핀 쟁점들

청년매일 허창영 편집장 |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오염처리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최종결정했다. 일본 언론에서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다음달 초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에게 오염처리수 방류에 관한 최종보고서를 전달한다고 보도했다. 올해 방류가 시작되면 20~30년에 걸쳐 진행된다.

 

이번 오염처리수 방류로 인해 국내에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이유와 국내에서 논란이 되는 쟁점들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오염수?' '처리수?' 명칭에서부터 시작되는 논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를 부르는 명칭에서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ALPS로 거른 물을 '처리수'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미국과 IAEA도 관련 사안을 발표할 때 처리수를 의미하는 용어인 '트리티드 워터'(treated water)로 명명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일본의 오염처리수 방류 결정 당시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는 ‘처리수’를 바다에 방류해 폐기하는 정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2021년 4월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된 '처리수'의 처리 방안을 결정했다는 일본의 발표를 환영한다"며 "IAEA가 이 계획의 안전하고 투명한 이행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언론에서는 '오염수'라는 명칭을 쓰거나 처리수를 완곡하게 표현했다. 로이터 통신은 '오염된 후쿠시마 물(contaminated Fukushima water)' 등으로 표현했고, AP 통신은 ‘처리된 방사성 물’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오염수를 정화해도 방사성 물질이 잔재함을 강조했다.

 

일본의 언론들은 정화 전의 물은 오염수라면서도 ALPS 처리를 거친 물은 처리수라고 바꿔 표현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여권 주도로 오염수를 오염처리수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향후 오염처리수에 방사성 물질의 비율이 줄어든다면 오염수를 처리수로 바꿔 부르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반발하고 나섰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누구를 위해 방사능 오염수를 오염처리수라고 바꿔 부르자는 것인가?"라며 "정부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지원하고 나서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해? 유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가 실질적으로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


티머시 무쏘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생물학 교수는 지난 4월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센터에서 후쿠시마 오염처리수에 함유된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무쏘 교수는 “삼중수소에 피폭된 실험쥐에서는 정자와 난자, 그리고 생식기 손상이 관찰됐고, 유전자 고리가 단절되면서 유전인자 변이도 나타났다”며 “삼중수소 피폭의 영향이 먹이사슬 상위 단계로 갈수록 커지고, 특히 여러 세대를 거쳐 축적되면서 종 유전자 변형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쏘 교수는 “초르노빌(체르노빌의 우크라이나식 발음) 원전 사고 지역의 떠돌이 개 등을 관찰한 결과, 주변의 다른 지역 개들과는 전혀 다른 유전정보가 확인됐다” 며 자신이 직접 참여한 연구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에도 주변 생태계에서 많은 생물들의 유전 정보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어 "도쿄전력이 도다리와 전복, 해초 3종을 ALPS로 처리한 뒤 바닷물로 희석한 오염수에서 키우며 생물학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폐사 여부와 발육 상태, 삼중수소 농도 등만을 살펴보는 현재 방식은 과학적 상식에 비춰 보여주기식 연구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하며 “대상을 오염수에 노출될 수백 종의 생물로 확대하고, 주기적으로 유전 정보를 채취해 비교하며, 초국경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의 생물학 영향 평가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처리수가 직접적으로 끼칠 악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 일일 브리핑에서, “원전 저장탱크 내 스트론튬 검출치가 일본 배출 기준인 리터당 30베크렐의 1만 4천433배이고, 한국 배출기준인 리터당 20베크렐의 2만 1천650배에 해당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 농도가 측정된 오염수가 그대로 방출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측은 이러한 오염수가 기준치를 만족할 때까지 ALPS로 정화해 희석 후 방출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IAEA가 확증 모니터링에 활용한 오염수 시료는 균질화 작업을 거친 시료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날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금까지 실시한 방사능 모니터링 결과 국내 연안해역의 방사능 농도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우리 정부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안전기준의 적게는 수천분의 1에서, 많게는 수십만분의 1 정도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이 우리 해역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차관은 국내 수산물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단 한 건의 부적합 사례도 발생하지 않은 생산 단계와 유통단계 합산, 약 7만 5천 건의 검사 결과는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능 유출에도 우리 수산물은 안전했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반응


일본은 2021년 4월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를 발표한 후 IAEA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IAEA는 직접 방일해 오염처리수 방류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IAEA는 ALPS로 정화작업을 거친 오염처리수의 삼중수소 농도 측정과 바다로의 방류에 따른 구체적인 생태계 영향 평가 등으로 안전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IAEA는 몇 차례에 거쳐 후쿠시마 오염처리수의 방류에 대한 중간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달 4일에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오염수 해양배출 계획에 대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의 관리 감독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AEA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NRA가 후쿠시마 오염수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한 방사성 핵종들이 방사선학적으로 중요한 핵종들이며, 인체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종이 배제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스타보 카루소 IAEA 핵안전·보안국 조정관은 “NRA가 처리수의 배출과 그 이후까지 규제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일본의 오염수 배출 전에 특별팀의 검증 결과를 종합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프로필 사진
허창영 기자

안녕하세요, 청년매일 발행인·편집장 허창영입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