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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나우人

[허기자의 人지상정] 스톡홀름 샐러드 구교찬 사장 "기억하는 브랜드를 만들라"

대구 지역 대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톡홀름 샐러드'의 구교찬 사장과의 인터뷰
'스샐'이라는 손님 한마디에 성공했다고 생각
구 사장 "'안정'에 안주하지 말고 끝없이 발전하라"

청년나우 허창영 편집장 | 구직난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많은 청년들이 직장을 구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고물가 시대까지 더해져 단순 직장에서 근무하는 것으로는 풍족하게 생활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많은 청년들이 창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창업은 무엇일까? 어떻게 사업장을 운영해야 할까?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전에, 안타깝게도 청년들은 창업이 가지는 기본적인 위험에 의해 창업에 대한 관심을 현실로 실현하는 것에 주저한다. 

 

작금은 창업에 도전해 성공한, 청년들의 귀감이 되는 사업가들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청년나우는 대구 지역에서 대학생 시절 요식업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샐러드 가게와 카페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스톡홀름 샐러드' 구교찬 사장을 만나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신선하고 깨끗한 샐러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데일리푸드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30살 구교찬이다. 요식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4년 차를 맞이했다.

 

Q.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전역 후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아보기 위해 무작정 상경했다. 서울에서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다 마케팅 회사에서 1년간 근무하게 됐는데, 나와 정말 맞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게 됐다. 일반 회사원보다 돈은 벌지 못할지언정 사장이 되면, 사업장 내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없고 스스로 무언가를 도전하고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장점에 매료됐다.

 

Q. 요식업, 특히 ‘샐러드’라는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에 있을 때 과로를 종종 했다. 일을 많이 하다 보니 기존에 갖고 있던 비염이 일상생활이 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해졌다. 그래서 서점으로 가서 건강과 관련된 책을 5~6권 읽었는데, 책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내용이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였다. 먹는 것이 건강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어떤 것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다 샐러드를 자주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맛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점점 건강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거기에 3개월 정도 운동을 병행하니 인생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최상의 컨디션의 몸 상태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이 느낌을 20대 청춘인 대학생들에게 전하면 좋을 것 같아 ‘샐러드’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Q. 사업이 성공했다는 느낌을 어느 순간에 느꼈나?

나의 성공의 기준이 높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사업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가게를 연 후 한 5~6개월 정도 지났을 때의 이야기인데, 어떤 여성 손님이 샐러드를 드시다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수화기 너머로 그분의 지인이 ‘너 어디냐’라고 물었다. 그때 여성 손님이 ‘나 스샐 왔어’라고 대답했다. 나는 ‘스샐’이라는 말을 스스로 해본 적도 없었고 들어본 적도 없었는데, 손님들이 가게 이름을 줄여서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부르고 있었다. 그때 이 사업이 잘되고 있다고 느꼈다. 보통은 사업이 성공한다는 느낌을 통장을 보고 느끼기 마련인데, 나는 내 가게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에서 먼저 알게 됐다.

 

Q. 사업을 하는 중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일하면서 오는 육체적인 힘듦은 오히려 도전으로 재밌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제일 어려웠던 점은 가족을 포함한 주변의 반대였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아무것도 증명한 것이 없고, 도전하려는 마음만 가진 상태에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정말 두려웠다. 이런 고민을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에게 알렸지만, 응원보다는 단순한 반대의 말을 많이 들으면서 점차 나에 대한 확신이 줄었다.

 

Q. 창업 이전의 생각과 실제로 창업했을 때의 생각이 달랐다면, 어떻게 달랐나?

3개월 정도 책으로 창업에 대해 공부한 뒤 창업을 시작한 터라 초반에는 창업 전후의 생각이 비슷했다. 근데 시간이 가면서 사장님의 생각을 체감하고 있다. 직원은 절대 사장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사장이 돼 보니까 내가 직원일 당시 사장님이 나를 봤던 모습을 스스로 그리게 됐다. 그래서 누군가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의 처지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했고, ‘사장’이라는 직책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됐다.

 

Q. 본인만의 창업 철학이 있는가?

기억되지 않는 브랜드는 물건을 팔 기회가 없다. 친구들이랑 밥을 먹기 위해서 밖으로 나오면 ‘오늘 뭐 먹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의 후보에 올라야 그중에서 1/N의 확률로 해당 가게의 매출이 된다. 그러나 후보지에 오르지 않으면 매출을 늘릴 수 없다. 결국 제품을 잘 만들고 잘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손님들이 내 브랜드를 잘 떠올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까 말했듯, 손님들이 스스로 내 가게를 ‘스셀’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사업에 성공했다고 느꼈다는 것도 내 창업 철학에서 기인하는 것 같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코로나19 이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요식업을 영위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배달의 비율이 높아지고 필수가 됐다. 하지만 배달과 온라인 판매나 심지어 매장에서 운영되는 키오스크마저 비대면의 색채가 강하다. 그래서 내 목표는 '사람 냄새 나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Q.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린다.

대부분의 청년은 노동의 가치를 시간으로 평가받는다. 단위가 시급이든 월급이든,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해야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시간당 가치로 평가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창업을 할 경우 노동의 가치를 시간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보통 사람들은 시간으로의 평가를 엄청 안정적으로 본다. 돈을 얼마나 벌지 바로 계산되고, 적자가 생길 일도 없다. 반면 창업은 적자가 생길 수 있고, 얼마의 수입이 생길지 예상도 안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리스크로 느껴지는 창업이 오히려 안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창업은 아주 주체적으로 운영된다. 창업 전후로 공부도 해야 하고 새로운 도전도 시도하게 된다.

 

일본에서 많은 지진이 발생하지만, 엄청난 내진설계 기술을 개발해 오히려 일본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창업 또한 마찬가지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결국 안정적으로 보이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보다 더 큰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초반에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안정적인 것처럼 보여도, 창업에 도전해 수많은 공부를 한 사람의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크게 벌어진다. 열심히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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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영

안녕하세요, 청년매일 발행인·편집장 허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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