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매일 허창영 편집장 |

신림동에서 벌어진 참혹한 '묻지마 살인사건'에 전 국민이 충격에 휩싸였음. 이에 지역사회에서 '묻지마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림역 사건 이후 SNS를 통해 사건 당시 CCTV 영상이 유포되거나 갖은 살인예고 글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공포감이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21일 오후 2시경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부근에서 피의자 조선(33) 씨가 20대 남성을 흉기로 13차례 찔러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조 씨는 경찰에 “내가 불행하니 남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범행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해당 사건 이후에도 지난 3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지난 4일 대전 모 고등학교 칼부림 사건 등 흉악한 범죄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묻지마 범죄’는 피의자와 피해자 간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거나, 범죄 자체에 이유가 없이 불특정 대상을 상대로 행해지는 살인 등의 범죄 행위를 말한다. 길거리와 지하철 등 사람들이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장소에서 아무 이유 없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불안감을 야기한다.
강수영 법무법인 맑은뜻 대표 변호사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범죄를 “무한 경쟁사회에서 심리적 열패감, 열등감이 장기간 누적된 고립된 자가, 응축된 부정적 감정을 일시에 폭발시키면서 자신과 달리 행복해 보이는 평범한 사람들을 공격하며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반사회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해당 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강 변호사는 반드시 평범한 사람들을 공격해야만 하는 범죄자의 강력한 동기를 지적했다. 이어 “승자독식의 무한 경쟁사회, 패자를 무시하는 서열사회가 날로 심화하면서 이런 범죄자들이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묻지마 범죄 사건들에 국민들은 언제든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 소재 대학교 재학생 A(22) 씨는 “요즘 길을 걸을 때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다”며 “다시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고등학생 B(18) 씨는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며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일부 국민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호신용품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
경남 창원의 한 대학생 윤모(23) 씨 “인터넷에 방검복 등 호신용품을 검색해보기도 했다”며 “묻지마 범죄가 자주 발생하니 내 몸은 내가 지켜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묻지마 범죄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강 변호사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끊임없이 패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와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누구든지 자신의 노력으로 건전한 시민으로 살 기회가 있다는 것을 국가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대통령 직속 '묻지마 범죄 대응TF' 출범을 건의했다.
윤 의원은 "치안역량 강화·범죄예방 대책을 모색하기 위하여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사회적 논의기구가 필요하다“며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대통령이 직접 묻지마 범죄 예방을 위한 안건을 제시하고 위험요인을 국가가 미리 발굴해 관리에 나서야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