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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감시 자본주의까지? ‘알고리즘의 딜레마’ 필터버블에서 벗어나라

청년매일 김서연 기자 | 

 ‘필터 버블’에 대해 아는가? 아마 당신은 유튜브에서 한 가지 주제에 관련된 영상을 시청하면 이어서 추천 영상으로 해당 주제와 관련된 또 다른 영상들이 나타나는 현상을 익히 접했을 것이다. 인스타 등 각종 SNS와 뉴스 기사 등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을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사용자 맞춤 추천을 통해 사용자에게 딱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편리함을 주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며 우리의 일상생활 가까이에서 밀접한 영향을 주고 있는 AI 알고리즘의 딜레마 '필터버블' 현상에 대해 알아보자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이끈다?’ 필터 버블, 도대체 뭐길래?


필터 버블 현상이란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 이용자는 필터링 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즉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인터넷 기업이 사용자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가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만 알고리즘 서비스를 통해 필터링해 추천하는 것이다. 이러한 필터 버블은 사용자 모두 개인 맞춤형 정보만을 보고 듣고 소비하게 만들기에,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을 일으킨다. 확증편향은 고정관념을 만들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사회적 합의를 어렵게 만든다.

 

또 양질의 다양한 콘텐츠보다는 비슷한 콘텐츠만을 다수 생산해서 문화 획일화와 문화 산업의 축소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필터 버블은 단순히 개인의 편견, 고정관념을 넘어서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같이 논의하고 각자의 이해관계를 공유하며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필터버블이 형성한 편협한 인식 관계는 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필터 버블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고 점차 진행된다는 점에서 개인이 깨닫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필터 버블, 감시 자본주의를 일으킨다?


감시 자본주의는 인간 행동이 만드는 데이터를 기업이 직접 수집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회 기조다. 다시 말해 정보통신 플랫폼 기업들이 인간의 경험을 자원으로 활용해 상품을 만들고 이윤을 얻는 것이다. 거대기업의 시장 독점이 고착화되면서, 독점적 지위의 플랫폼 기업은 데이터들을 사용해 사회의 가치를 취득한다. 또 플랫폼 기업들은 개인적의 경험을 수집 기록하고, 이를 통해 상품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동의 없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발생한다. 우리가 데이터가 수집되는 일련의 과정을 알지 못한다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는 데 부담을 준다. 감시 자본주의는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실거래 가격 등 공공데이터가 민간에 공개되면서 2015년 이후 다양한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됐다.

 

실거래 가격 데이터가 대중화돼 모바일로 동네 부동산 실거래 가격 흐름을 알게 된 지금은 시군구별 대장 아파트가 실시간 자동 선별돼 지역별로 독립적인 시장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부동산 앱에 있는 관심 아파트 설정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몇 개의 아파트만 등록해놓아도 매일 매매, 전세, 월세 시세 정보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알림으로 설정해놓은 몇 개의 아파트는 필터 버블 현상으로 인해 우리에게 우리 지역 혹은 상위 도시의 부동산을 대표한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새로운 기회와 위험을 간파하지 못하게 되는 등 ‘높은 순위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필터 버블에서 벗어나려면?


필터 버블로 인한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

 

개인은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정보만 찾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입장의 의견을 찾아보려 직접 노력해야 한다. SNS와 검색 사이트가 늘 우리 삶 주위에 있는 만큼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알고리즘이 나에게 어던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튜브 내에서 시청 기록 삭제나 검색 기록 삭제 등을 통하여 데이터를 삭제해 알고리즘을 초기화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필터 버블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필터 버블 현상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해석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정보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해석하고 다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기업은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아야 하며 동시에 필터 버블을 보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양극단에 속하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편리해 보이는 알고리즘이지만 그에 갇혀서 내가 편향된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건강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쓴 것과 같이 나와 생각이 일치하는 편한 정보들 말고 가끔은 불편하고 쓴맛이 나는 정보를 찾아야 개인의 가치관과 사회에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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