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3 (목)

  • 맑음동두천 -4.4℃
  • 맑음강릉 2.5℃
  • 맑음서울 -2.5℃
  • 맑음대전 -0.5℃
  • 구름많음대구 2.3℃
  • 구름많음울산 4.7℃
  • 맑음광주 1.7℃
  • 구름많음부산 4.9℃
  • 흐림고창 0.9℃
  • 구름많음제주 5.6℃
  • 맑음강화 -2.9℃
  • 맑음보은 -1.4℃
  • 맑음금산 -0.6℃
  • 구름많음강진군 2.8℃
  • 구름많음경주시 3.3℃
  • 구름많음거제 4.7℃
기상청 제공

[신진숙 칼럼] "잡동사니의 역습"

물건에 갇히다.

“잡동사니의 역습”

 

혹시 언젠가 쓸 일이 생길까봐 안쓰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계신가요? 추억이 깃든 물건부터, 아까워서 남겨둔 물건들까지… 정작 필요할 땐 찾을 수 없을 만큼 쌓여만 가는 물건들. 그 무게 때문에 당신의 공간과 마음이 점점 답답해지고 있다면, 이제는 그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아 볼 때일지도 모릅니다. 저장 강박증이 주는 무게를 덜어내는 방법, 함께 알아볼까요?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버려야지 버려야지 결심을 하고, 많은 정리수납전문가들이 ‘2년동안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은 다 버리세요’라고 말하는 것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도 정작 자신의 물건은 나무 젓가락 하나, 비닐 봉다리 하나, 시간이 지나 변색해버린 영수증 하나를 버리지 못합니다. 도대체 그 심리는 무엇일까요?

 

첫째, 물건을 버리면 나중에 그게 필요할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이런 불안은 "언젠가"라는 가능성 때문에 더 커지기도 하는데 물건을 보유함으로써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마음이 작용하게 됩니다.

둘째, 많은 물건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특정 순간이나 사람과 연결된 추억으로 느껴져서입니다.

셋째, “혹시 나중에 필요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물건을 버리면 필요할 때 없을 것 같고, 그러면 내가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특히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경험한 사람들이 이런 경향을 띄고 있습니다.

넷째, 어떤 물건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반영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책은 지식에 대한 열망을, 예쁜 접시는 가족을 위한 따뜻한 식사를 상징할 수 있고, 물건을 버리는 건 내 일부를 포기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어떤 물건은 버릴지 말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너무 피곤하게 느껴져.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아예 미루게 되고, 그 결과 물건이 쌓여가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가져오게 되는 부정적인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물건이 쌓이면서 집안의 주요 공간이 기능을 잃고 침실이나 주방 등의 필수 공간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며,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건강을 잃을 수도 있고, 화재의 위험을 안고 살게 됩니다. 쌓여 있는 물건은 언젠가 물건을 버려야 한다는 부담감과 아깝다는 심리적 갈등, 그리고 어린 자녀가 장난감을 가지고 논 후 온통 어질러진 방안을 보며 혹시 정리를 못하는 자신의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불안감과 함께 우울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한 부끄러운 마음에 사회적 활동이나 교류를 피하게 되어 사회적 고립을 가져오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물건은 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 단지 물건일 뿐이라고, 중요한 것은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르는 그 물건보다 우리 가족이 함께 하는 정갈하고 여유로운 공간이 주는 안락함이 훨씬 더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래도 물건을 버리면 추억까지 사라지는 것이라는 불안감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물건을 버릴 때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온 집안을 뒤져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모두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걸까요? 그러면 아마 버린 물건에 대한 생각으로 잠을 설치실 수도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두 개를 놓고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까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적어도 하루에 한가지는 버려지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물건을 버려도 큰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자! 서울 1평의 가격은 3,193만원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버림으로써 엄청난 절약을 할 수 있고, 막상 물건을 버리고 나면 무언가를 덜어낸 가벼운 마음과 정돈된 환경에서 오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깔끔하게 정돈된 거실 소파에 앉아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따스하게 내리비치는 햇살을 쏘이고 싶지는 않으신지요?

청년매일 신진숙 기자

* 본 칼럼에 사용된 이미지는 AI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배너